개요
발 표 : 김영룡 교수(전북대학교 독일학과)
주 제 : 치(Chi)와 데몬의 토폴로지: 아체베의 소설 『Things Fall Apart』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타난 마성적 요소
일 시 : 2026년 6월 11일(목) 15:00~16:30
장 소 : 전북대학교 인문사회관 205호
주 관 : 전북대학교 프랑스·아프리카연구소
후 원 : 전북대학교, 한국연구재단
주요 내용
‘마성적인 것(das Dämonische)’을 공포의 형상이 아니라, 의미가 무너진 근대 세계의 징표로 재정의하고, 이를 두 이론가의 관점에서 해석. 루카치에게는 ‘초월론적 실향’에서 비롯되는 내적 강박이고, 벤야민에게는 도덕적 결단이 실패하는 자리에 들어서는 ‘신화적 운명’. 루카치의 마성이 세계의 공허에 뿌리내린다면, 벤야민의 마성은 신화적인 것의 무게에 뿌리내린다는 대비가 이론적 골격을 이룸
이 틀을 두 소설에 적용.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는 이그보족의 운명 개념 치(Chi)가 중심에 놓임. 오콩쿠오는 치를 공격성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오해하고 이케메푸나를 죽임으로써 도덕적 질서를 위반하며, 이후 치는 식민지 붕괴의 맥락 속에서 그를 고립시키는 강박이자 "원시적"인 것으로 낙인찍히는 마성적 질서로 드러남. 그리고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제주 4·3의 집단적 트라우마가 다뤄지며, 눈(雪)이 매장과 망각의 이미지로, 등장인물들의 급진적 기억이 그에 맞서는 저항으로 제시됨.
학술적 기여
비교문학적 지평의 확장. 아프리카(이그보·나이지리아) 문학과 한국 문학을 하나의 이론적 틀로 교차시킴으로써, 기존의 서구 중심 혹은 동–서 이항 구도를 넘어서는 지역 횡단적 비교 연구의 가능성을 제시. 이는 본 연구소가 지향하는 아프리카학, 프랑스학, 비교문학의 학제적 결합과도 직접 부합
서사 이론에 대한 재해석. 루카치의 ‘초월론적 실향’과 벤야민의 신화적 운명론을 ‘마성적인 것’이라는 범주 아래 대질시켜, 계보를 달리하는 두 이론을 새롭게 대화시킴. 이는 서구 마르크스주의 미학과 프랑크푸르트학파 사유의 국내 수용을 심화하는 이론적 기여로 이어짐
토착 개념과 보편 이론의 접점 모색. 이그보족의 운명 개념 ‘치(Chi)’를 유럽 이론과 마주 세움으로써, 비서구 우주론을 이론화하는 방법론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후기 식민주의적 독해의 논점을 환기